전남수중협회 “노란 연산호
수백m 펼쳐져 장관”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제주도 해역에서만 발견된 연산호(軟珊瑚) 군락지가 전남 완도 해역에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전문가들은 높은 수온에 사는 연산호 군락지가 완도해역에서 발견된 데 대해 난류의 영향 범위가 남해 근해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며 해양생태 환경 변화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5일 전남수중협회 등에 따르면 남해안에서 연산호 군락지가 처음 발견된 곳은 육지에서 뱃길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완도군 금당면 화도, 일명 꽃 섬으로 지난 1990년대 말 20여 명의 주민이 모두 떠나면서 지금은 무인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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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완도해역에서 발견된 연산호(軟珊瑚) 군락지가 황홀하기만하다. 전남 남해안에서 대규모 군락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연합
남해안에서도 그동안 연산호가 확인됐지만, 다양성과 비교하면 그 개체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수온이 높고 맑은 물에서 주로 사는 연산호가 갯벌 면적이 상대적으로 많아 물이 흐린 전남 남해안에서 대규모로 군락을 이뤄 발견된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석구 전남수중협회 전무는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조류에 몸을 맡긴 채 흔들리는 노란 연산호 군락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도 그때의 황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 정도로 많은 개체가 자생하는 점에 비춰 해양 생태 환경에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생태 전문가들은 완도 해역에 연산호가 군락을 이룬 점으로 미뤄 난류의 영향을 받아 먹이 활동 등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현식 목포대(해양수산자원) 교수는 “남해안은 물이 흐린 상태인 곳이 많은데 그런 장소에 연산호 군락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며 “연산호 군락지의 지형과 연산호 생태환경, 밀도 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산호란 부드러운 겉면과 유연한 줄기구조를 갖춘 산호를 통틀어 말하며, 무척추동물로 ’바다의 꽃’이라 불린다.
연산호류는 육상의 맨드라미를 닮았으며 부드러운 동물체로 수축, 이완상태에 따라 크기에 변화가 심하다. 연산호 군락지에는 돌산호류, 각산호류, 해양류 등의 다양한 산호류가 다양한 형상으로 어울려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돼 학계에 발표된 산호는 대략 140여 종인데 이 중 70%가 제주도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