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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코치는 없었고, 사공은 많았다

쥴라이신부 2009. 7. 30. 07:47

[오늘의 세상] 코치는 없었고, 사공은 많았다

 

대한민국 '젊은 영웅'은 왜 침몰했나


박태환 "왜 안되는지 나도 이상해…

수영 파벌 너무 많아 마음이 아파"


수영계 "성적 안좋으니 이젠 남 탓"

박태환(20·단국대)이 200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나서 '폭탄 발언'을 했다. 수영계의 '파벌' 다툼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잡음, 그리고 전담팀 코치가 없는 열악한 훈련 환경에 대해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며 심정을 털어놓았다.

박태환은 28일 새벽(한국 시각) 로마의 야외 수영장 '스타디오 델 누오토'에서 열린 자유형 200m 준결선 1조에서 1분46초68로 조 5위에 그쳤다. 준결선에 출전한 16명 중 13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국민은 자유형 400m 예선 탈락에 이은 또 한 번의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200m 결선 진출이 무산된 직후 국내 취재진이 모여들자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가 뭔가 말할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 하나를 두고 말들이 많으니까 나한테는 가장 큰 상처가 됐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가 복잡하다. 파벌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담팀 코치가 없어 오락가락했다. 가슴이 아팠다. 운동하기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태환이 이번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6년 여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두배 이상 부담이 됐다. 저의 다짐보다도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커 힘들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달리 나는 혼자서 감당해야 해 너무 힘들었다"며 한국의 수영 영웅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날 인터뷰는 박태환 자신도 "왜 안되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충격이 큰 상태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냥 넘기기 어려운 민감한 내용이 적지 않았다. 특히 박태환은 전담 코치 문제, 국내 수영계의 파벌문제를 장애요인으로 분명히 지목했다. 전담 코치가 없었던 사실에 대해 박태환은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얘기는 '국내에 전담 코치가 없고 대표팀에선 말이 많아 미국 전지훈련(1월과 4월 미국 USC대학에서 6주씩)을 했다. 그런데 귀국 후 태릉 실내수영장에서의 훈련은 하나에서 열까지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박태환은 작년 10월부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전담팀'에서 연간 15억원 수준의 지원을 받아 왔다. 훈련과 관련된 주요 결정은 박태환 가족과 SK텔레콤이 결정했고 대한수영연맹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그런데 전담 코치를 해외에서 못 구하자 국내 수영계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몰렸으나 말만 무성했고 결국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박태환이 말한 '파벌'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을 둘러싸고 말만 많은 수영계의 추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태환이 국민 스타로 등장하기 전부터 회장파, 재야파로 갈려 자리 싸움을 벌여온 것이 국내 수영계의 실상이다.

이날 박태환의 발언에 대한 수영계의 반발도 없지 않다. 국가대표팀은 박태환이 자율훈련을 이유로 선수촌을 떠난 2007년 초 이후 원할 때는 언제든 선수촌에 들어오도록 특별 배려를 했다. "그런데 성적이 안 좋으니까 남 탓이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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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