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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꿍따리유랑단' 이끄는 강원래씨

쥴라이신부 2009. 9. 8. 09:25

[The 인터뷰] "몸 불편해도 희망 전할순 있죠" '

꿍따리유랑단' 이끄는 강원래씨

 

 

"장애인 친구들 공연보고
한 명이라도 감동하면
그것만큼 기쁜 일 없어"

음악을 듣지 못해 진동을 느끼며 춤추는 청각장애인 댄서, 한손 없는 마술사, 안면장애를 가진 가수. 몸은 불편하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만든 장애인 공연단의 실화를 담은 소설 ‘꿍따리유랑단’(고정욱 글, 미래인 펴냄)이 최근 출간됐다.


2008년 창단 이후 전국 소년원과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을 돌며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꿍따리유랑단. 그 중심엔 단장 강원래 씨(40세)가 있다. 1996년 댄스그룹 ‘클론’으로 데뷔, ‘꿍따리샤바라’ 등 히트곡을 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2000년 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갖게 된 강원래 씨. 그를 만나 ‘꿍따리유랑단’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어 봤다.

'꿍따리유랑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을 들고 있는 클론 강원래 씨./한준호 기자 gokorea@chosun.com

-‘꿍따리유랑단’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2004년부터 보호관찰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게 됐어요.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강연’ 보다 ‘공연’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그런 공연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지원금이 너무 적었어요. 고민하다 제게 힘을 주었던 ‘끼’ 많은 장애인 친구들을 찾아가 함께 공연해보자고 설득해 유랑단을 만들었지요.”


-공연을 준비하며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제가 단장으로서 굉장히 무섭거든요. ‘몸이 불편한데 이 정도만 하면 관객들이 박수를 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연습을 하는 친구들은 저한테 많이 혼났어요. 무대에서 ‘대충’이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김건모·룰라·박진영을 가르칠 때와 똑같이 ‘세게’ 가르쳤어요. 그러다 보니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았죠. 팀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하나로 잘 뭉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소년원 아이들이나 교도소 재소자들이 장애인의 이야기를 담은 저희 공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공감한다면, 믿어지나요?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더 거칠게 행동하는 거죠. 저도 사고 직후 그랬거든요.”


-공연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요.
“한마디로 ‘우리가 이렇게 멋지다. 우리도 이렇게 잘하는데 몸이 건강한 너희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예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도 없애고 비장애인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단원들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그럼요. 뛰어난 재능이 있음에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어딘가 주눅이 들어 있던 친구들이 무대에 오르고 박수를 받으면서 몰라보게 자신감이 늘었어요. 성격도 밝아졌고요.”


-소설로 펴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린이들이 장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유랑단 공연을 보여주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정욱 작가를 찾아가 우리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써 달라고 부탁했어요. 고정욱 작가는 어려서부터 장애인이었고 장애 관련 소설도 많이 썼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써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소설과 실제가 얼마나 비슷한가요?
“기본은 거의 비슷해요. 하지만 ‘오춘삼’이라는 악당은 재미를 위해 지어낸 인물이에요. 또 소설에는 유랑단 연습실이 나오는데, 사실 저희는 연습실이 없어요. 그런 연습실을 갖는 게 저희 바람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꿍따리유랑단을 만화와 뮤지컬로 만들 예정입니다. 뮤지컬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할 계획이고요. 꿍따리유랑단 뮤지컬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서 세계로 공연하러 다니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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