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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라졌던 '러시아 화물선'에 대체 무슨일이

쥴라이신부 2009. 9. 5. 10:19

피랍설(說) '러시아 화물선'

 미스터리

 

"해적 아닌 이스라엘 정보당국 개입" 의혹
"중동 가는 미사일 실려 있었다" 주장도

지난 7월 22일 원목을 싣고 핀란드에서 알제리로 가던 몰타 선적 러시아 화물선 '북극해'호가 출항 이틀 뒤 발트해에서 납치됐다. 이 배는 영불(英佛)해협 통과 뒤 약 20일간 소식이 끊겼다가, 8월 17일 서아프리카 대서양에서 러시아 구축함에 발견됐다. 러시아측 공식 발표는 "해적에 납치된 선박을 해군이 구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밝히지 않는 사이에, 의혹은 꼬리를 문다.

왜 해적이 다른 화물도 아니고, 목재(150만달러어치·약 18억7500만원)를 실은 화물선을 납치했을까. 왜 애초 북극해호는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았을까. 왜 배가 구출된 다음 날인 8월 18일, 시몬 페레스(Peres) 이스라엘 대통령이 러시아를 '깜짝 방문' 했을까.

이 모든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배에는 중동 국가로 가는 러시아제(製) 미사일이 실려 있었고, 배를 장악한 것은 이를 안 이스라엘 혹은 러시아 정보 당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무기밀매상과 이스라엘·러시아 정보국, 러시아제 최신 미사일을 노리는 중동 국가가 등장하는, 한 편의 스파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다.

북극해호를 20일간 빼돌린 것이 이스라엘 정보부 모사드라는 주장은 전(前) 에스토니아군 참모총장인 타르모 쿠츠(Kouts) 유럽연합(EU) 해적 보고관이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제기했다. 러시아측은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고 발끈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의혹 제기 수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페레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러시아제 무기의 중동 유출 문제를 논의하려는 것"(이스라엘 대통령실)이라는 점은 공식 확인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라노트는 3일 "북극해호 피랍 사건은 러시아 정보국이 꾸민 연극"이라고 주장했다. 북극해호는 6월 동유럽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서 러시아측 무기 밀매상과 중동의 기업인 사이에 맺어진 거래에 따라, 러시아제 S-300 지대공(地對空) 미사일과 X-500 대함(對艦) 미사일을 선적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이를 포착해 러시아에 알렸고, 러시아가 정보요원들을 보내 선박을 장악한 뒤 한동안 선박의 행방을 묘연하게 해 세계 언론의 시선을 따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시들해질 때쯤 "구조했다"고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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