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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년 뒤엔 '비행 자동차' 수십만대 다닐 것

쥴라이신부 2009. 7. 7. 06:06

하늘 나는 차(車) 연구시작
경주용차 엔진 성능이면 이륙에는 어려움 없어
자동차·IT 기술력 있는 우리나라가 도전해볼 만

우리나라에서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가 열릴까.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단계지만 지난 3월부터 '개인용 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연구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대성 항공연구본부장은 20년 후엔 비행 자동차 수요가 전체 자동차 수요의 3%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어려움은 크지 않아

지난 3월 5일 미국 뉴욕주 플래츠버그(Plattsburgh) 국제공항에선 실제로 달리는 자동차가 하늘로 훌쩍 날아올랐다. 미국 테라퓨지아(Terrafugia)의 비행 자동차였다. 얼핏 비행기와 같지만 이 비행 자동차 날개는 도로를 달릴 땐 반으로 꺾인 다음 옆으로 착 달라붙어 자동차 형태로 변한다.

현재 비행 자동차 기술이 가장 발전한 곳은 미국이다. 민간 벤처기업들의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미국은 땅덩어리가 커 개인 비행기 애호가 등의 수요도 많아 연구에 탄력이 붙었다. 유럽에선 네덜란드가 헬리콥터 모양의 회전날개가 붙은 비행 자동차를 개발 중이고, 이스라엘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X-Hawk' 등을 내놓는 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대성 본부장은 "우리의 비행 자동차 개발을 위한 기술력은 미국, 유럽 등 선발 주자들의 80% 수준으로, 10년 정도 격차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동차 기술도 발전됐고, IT 기술도 발전했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스마트로봇센터의 윤광준 교수는 "(20년 후 비행 자동차 수요가 전체의 3%를 차지할 것이란 예측은) 허황하지 않다"며 "비행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면 10~15년 내에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20년 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하늘로 뜨는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고 말했다. 비행 자동차는 날개가 양옆으로 길게 붙은 일반 비행기 모양의 고정익(固定翼)형과 지붕에 헬리콥터처럼 회전 날개를 붙인 회전익(回轉翼)형이 있다. 고정익의 경우 하늘을 뜨는 원리는 일반 비행기와 다르지 않다. 달리면서 날개에 양력을 얻어 하늘을 나는 것이다. 건국대 윤광준 교수는 "소형 경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비행 자동차도 시속 100~120㎞로 활주로 1.5~2㎞ 정도만 달리면 뜰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행을 계속하기 위해선 프로펠러와 같은 동력 추진장치가 따로 있어야 한다.

회전익의 경우 네덜란드의 'PAL―V Europe BV'에서 2011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3륜 자동차 윗부분에 헬리콥터 모양으로 회전날개를 달아 놓은 모양새를 기본으로 했다.

얼마 전 호주 시드니의 한 전시회에 나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 ‘스카이카(Skycar)’의 시제품. 수직 이착륙과 최대 시속 500㎞가 가능하다고 개발사인 몰러 인터내셔널(Moller International)은 말했다./AFP
◆차체 경량화 등이 과제

항공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에 어려운 점으로 ▲긴 날개 처리 방법 ▲차체 경량화 ▲동력 분산 기술 등을 들었다.

고정익이든 회전익이든 달리는 자동차에 긴 날개는 처치 곤란할 수 있다. 날개를 반으로 접었다 펴는 기술은 비행시 안전상 문제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차체도 초경량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경주용 차체 등에 응용되는 탄소 소재 복합재료 등을 이용해 가벼운 몸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비싸다는 점이 흠이다.

하늘을 날 때와 달릴 때로 구분해 안정적으로 프로펠러와 바퀴에 동력을 전달해주는 것도 난제 중 하나다. 날아갈 때 프로펠러로 가던 힘이 실수로 바퀴로 가면 결과는 '추락'이기 때문이다.

소음문제도 있다. 건국대 윤광준 교수는 "수직 이·착륙시 현재 기술로는 엔진 소음이 엄청 심하다"며 "지금도 공항 주변에서 소음 불만이 심한데, 집이나 사무실 앞에서 비행기 굉음이 매일 난다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우리가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허환일 교수는 "20년 전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가 가능하다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프로젝트는 교통 체증문제 등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차세대 사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車)가 난다]

'하늘 나는 차(車)' 연구착수 한국서

10년 후 현실화

하늘을 나는 택시가 좁은 마천루 사이를 쏜살같이 달린다. 그 뒤를 경찰차가 바짝 뒤쫓기 시작하자 열을 맞춰 비행하는 자동차들이 뒤엉킨다. 2259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제5원소'의 한 장면이다.

미래 SF영화에서나 나오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대성 항공연구본부장을 주축으로 한 항공·교통 전문가와 경제학자, 기술자 등 20여명은 지난 5월 28일 처음으로 회의를 갖고 '개인용 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즉 하늘을 나는 자동차 현실화 문제를 검토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3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연구를 위한 예산 8억원을 배정했다.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기술적·경제적인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교통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연구이기 때문에 '시작'조차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 본부장을 책임자로, 건국대 윤광준 교수팀이 비행체 기술, 항공대 강자영 교수팀이 관제시스템 기술, 충남대 허환일 교수팀이 엔진 기술을 연구하고, 미국 조지아텍이 연구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빠르면 10년 후인 2019년쯤 첫 시제품을 완성하고, 2025년 전후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개인용 항공기가 2030년쯤 자동차 시장의 3%, 2050년쯤엔 주요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대수 1700여만대를 기준으로 잡아도 3%면 50만대 정도다.

 
 
 
 
[비행기 1000대에 관제인력 200여명 필요
                신호등·비행차도 등 교통 제도 바뀌어야]
 
 

풀어야 할 문제들

도로주행과 비행을 같이할 수 있고, 공항 계류장이 아닌 자기 집 앞에 두는 '비행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런 비행 자동차가 나오더라도 상용화하려면 정비해야 할 교통 법·제도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비행 자동차를 위한 차도(車道) 문제는 어떻게 할지, 운전면허 시험은 어떻게 볼지, 하늘을 날 때 신호등은 어떻게 할지 등 교통 제도와 환경 대부분을 바꾸어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테라퓨지아(Terrafugia)사가 개발한 비행 자동차 ‘트랜지션(Transition)’이 지 난 3월 5일 공항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고 있다./AP
하늘 위 차도는 '스카이 하이웨이(sky highway)'가 정립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스카이 하이웨이는 차선이 보이진 않지만 자동 관제로 영역과 높이를 통제하는 하늘길을 말한다. 한국교통연구원 김연명 항공교통연구실장은 비행기가 나는 하늘의 영역인 '공역'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항공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역을 군이 운영하고 있는데, 비행 자동차가 활성화되면 군 공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염찬홍 항공기술실장은 현재 하루에 항공기가 1000대 정도 날아다니는 데도 관제하는 인력 200~300명이 인력 부족을 말할 정도로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실장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상용화돼 수십만~수백만 대가 날아다닌다면 어떻게 통제할지 아직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대성 본부장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화되면 교통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 될 것"이라며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우리나라의 발전된 IT기술과 대형 컴퓨터 진화 속도 등을 감안하면 관제 등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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