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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러시아 라면시장 장악

쥴라이신부 2009. 8. 1. 10:40

[한국야쿠르트 '도시락' 점유율 60%…

                          러시아 라면시장 장악]

 

러시아의 라면시장을 장악한 건 어느 나라일까? 바로 한국이다. 그것도 한 제품이 전체 라면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용기면 시장만으로 놓고 보면 무려 60% 가까운 점유율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제품은 한국에서 라면의 대명사처럼 돼있는 농심 신라면이 아니다. 한국야쿠르트의 '도시락'이 주인공이다. 도시락은 러시아 현지에서는 인스턴트라면의 대명사로 통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시락 단일 품목으로 러시아에서만 1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도시락은 어떻게 러시아의 국민 라면이 될 수 있었을까?

첫 번째 성공요인은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다. 도시락의 러시아 진출은 91년 말 오퍼상을 통한 간접수출 형식으로 시작됐다. 당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국야쿠르트의 라면사업부는 97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업소를 개소하는 등 러시아 수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위기는 곧바로 닥쳤다. 98년 러시아가 금융위기로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 유예)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은 철수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남았다. 러시아 시장의 미래 잠재력에 투자한다는 신념으로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러시아 경제가 차츰 안정화되면서 한국야쿠르트는 매년 20% 이상의 신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왼쪽) 한국야쿠르트의 러시아판 도시락. (오른쪽) 모스크바 한 공원에서 도시락을 즐기는 러시아 젊은이들 / 한국야쿠르트 제공

두 번째 요인은 현지화다. 한국야쿠르트는 현지인이 가장 선호하는 소고기·닭고기 맛 도시락을 개발했다. 도시락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도 러시아에서 조달, 현지인에게 거부감이 없는 맛을 내도록 했다. 또 냄비를 사용하지 않는 러시아인들의 식문화(食文化) 특성을 고려해 뜨거운 물만 부어 살짝 익혀 먹을 수 있도록 면발을 가늘게 개량했다. 이 같은 현지화는 2005년 모스크바 인근에 라면 공장을 준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3만평 부지에 설립된 현지공장에서는 현재 6개 라인에서 연간 3억2000만개의 라면을 생산 중이다.

세 번째는 품질의 고급화와 끊임 없는 변화다. 한국야쿠르트는 경쟁 업체인 일본·베트남 업체에 맞서 원료를 고급화했다. 한국야쿠르트 최동일 홍보팀장은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제품 개발 및 품질고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이 현재 러시아 라면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시락의 제품 가격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평균 23루블(966원) 안팎. 현지 버스 이용요금이 15루블, 감자 1㎏이 39루블, 돼지고기 1㎏이 208루블임을 감안할 때 다소 비싼 금액이지만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주헌 이사는 "러시아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이 일차 목표이고, 다음으로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라면시장 장악"이라며 "이미 판매망을 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라면이 매생이·주꾸미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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